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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to remember'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꽤나 유명하기도 하고, 티비나 라디오에서도 종종 나오는 곡이기에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 노래가 주는 가을 이불 같은 따스함 때문에 나는 그 노래를 정말 좋아합니다. 노래의 시작을 여는 가사인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때문에 나는 9월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9월이 좋습니다. 어느새 한 해가 다 가버린 듯 아쉬움과 그래도 아직은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여운이 함께 하는 시기라 좋습니다. 연초에 세웠던 조금은 거만한듯한 원대한 포부는 아니지만, 내가 담담히 가져갈 겸손한 목표를 다짐하게 하는 시간이라 감사합니다.

그런 이유에선지, 대개 9월은 묘하게도 많은 사람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선택하게 하는 시간입니다. 저 역시 지금도 주변에 어려운 것과 쉬운 것, 마음 아픈 것과 포근한 것들이 맴돌고 있습니다. 이제 미룰 수 없고 고르고 껴안고 다짐해 나가야하는 구나 하고 있습니다.

이제 9월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였지만, 역시 제가 9월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Try to remember'가 가장 달콤하게 들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긴 시간이 흐린 뒤의 또다른 9월에도,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며, 다시 이 시기를 기억하며, 조용히 미소 짓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도.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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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나이가 든 어른들이 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내 몸은 내가 안다" 예전에는 그게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말이 무슨말인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저도 제 몸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어제부터 정수리가 따끔따끔 합니다. 잇몸이 욱신욱신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직감합니다. '아. 이제 곧 감기가 들겠구나'. 아직은 열도 나지 않고, 기침도 나지 않지만, 나는 약국을 들러 감기약과 쌍화탕을 사고, 집에 들어와 따뜻한 물을 준비합니다. 조금은 섣부르다 싶은 생각이 들어도 미리 약 한봉지를 입에 털어놓고, 일찌감치 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눈을 뜬 다음날. 나는 역시 감기에 걸렸습니다.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고,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닐겁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래도 지난 30년의 경험덕에 내몸에 어떤 신호가 생기면, 곧 무엇이 닥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미리 약을 준비하고, 쉴 자리를 만들고, 내게 닥쳐올 아픔을 대비합니다.

자라면서 익숙해진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아무도 내 머리맡을 지켜주지 않는 객지의 생활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대비해야 할 것들도 찾아줍니다. 아플때마다 더 얇게 느껴지는 이불을 덮고도 서글퍼하지 않는 법이라던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이라도 어떻게든 움직여 나에게 밥을 지어 먹이는 법등은 내가 20살 적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감기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알게된 지난 세월입니다. 나는 아무리 아프더라도 잘해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올랐다 내렸다 하는 열 때문에 자다 깨어, 천정을 바라보다가, 아무런 예감을 느낄 사이도 없이 왈칵 생각나는 당신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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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님, 글구경 왔어요 ㅎㅎ
근데 왜 요즘 글은 별로 없어요 ㅠㅠ 독자 생긴 기념으로 업뎃 많이 해주세요!
2011/09/03 10:21
어느샌가 저도 사는데만 집중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최근 다시 쓰려고 하고 있어요. 뜨문뜨문 살아날겁니다.^^

2011/09/06 13:41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7 10:55


워크샵을 떠나기전 수요일 저녁. 일기예보를 보았습니다.
"날씨는 일요일 차차 흐려져 월요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기억에서 잊고 있었던 예보였는데, 일요일 밤 12시인 지금 번개 소리가 몇번 들리더니 쏴하는 빗소리가 이어집니다. 어딘가의 파이프에 튀어 퉁퉁거리는 빗소리가 닫은 창을 뚫고 들어옵니다. 그 일기예보가 맞았습니다.

근래에 들어 영 맞지 않는다고 핀잔을 자주 듣는 일기예보인데, 이번엔 기가 막히게 맞추었군요. 몇일 후의 날씨를 이렇게 멋들어지게 맞추다니 신기함을 넘어 경외심이 듭니다.

일기예보입니다. 언제 비가 오고, 언제 날이 맑을 지를 미리 말해주는 서비스. 약간은 빤한 생각이지만 인생에도 예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일주일간은 조금 힘들거에요. 그래도 그 주 주말은 웃게 될거에요. 정확하진 못해도 어느정도 알려주는 서비스 말입니다.

책이나 영화를 보면, 그렇게 미리 알게되는 인생따윈 재미 없다고 말하지만,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매일 똑같은 날씨만 계속되는 우리인생에, 적어도 당신에게 삼일안에 새로운 일이 생길거라고 이야기해주는 예보는 있어주면 안될까요?

당신에게 예보 드립니다. 삼일안에 기쁜 일이 생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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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방에서 동생이 올라왔습니다. 사범대학을 다가오는 8월에 졸업하는 동생은, 앞으로 남은 한해 동안 서울에서 교원임용고사를 준비할 것입니다. 제가 서울에 살고 있으니 제 오피스텔에서 같이 지내기로 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하자 마자, 무슨 사람이 이리 많냐며 투덜대기 시작한 동생입니다만, 제 눈엔 참 귀엽습니다. 오피스텔에 가방을 던져놓자마자, 배고프다고 두 형제는 피자를 시켜먹고 방바닥에 널부려져 쉬었습니다. 병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고, 정리해놓은 방은 순식간에 어지러워졌지만, 복닥복닥하니 좋습니다.

동생은 어젯밤에 서울에 아는 형이랑 약속이 있다며 외출을 했습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그 형네집에서 자고 온다고 하며 서울온 첫날부터 외박입니다. 덕분에 일요일 오전 제 오피스텔은 언제나의 주말처럼 저 혼자 앉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처럼 그렇게 적적하지 않습니다. 적적함을 못이겨 외출을 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몇시간이 지나면 동생은 간밤의 술로 약간은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올테고, 나는 같이 먹을 늦은 점심을 준비할 것입니다. 아마 약간 분주해질겁니다.

그동안 이곳은 그냥 밤에 돌아와 눈을 붙이던 곳이었습니다. 이제 누군가가 돌아올 곳이 되었습니다.

비로소 집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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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지요. 나도 담주에 엄마가 타주는 미숫가루 먹으러 집으로 고고할겁니당!
2010/06/26 15:51
그렇지만 동생녀석이 말을 잘 안듣습니다 흑 ㅜㅜ
공부를 열심히 해주면 좋으련만

2010/06/29 10:50

ym.lee
함께라는것은 행복이지만 그만큼 고통도 따르지요~. 그래도 두 형제가 보기 좋더이다. ㅎ 여튼 엄마노릇하느라 고생 많소~ 허허허,ㅎㅎ

글을 여기만 쓰는게 아닌가봐? 그때 커피숍에서 쓴거 다시읽어보려구 왓는데 없네.~ ㅎ
2010/07/04 22:57
아 전에 쓰던건 정말 신변 잡기 쓰는 메모장 같은거야 외부로 공개는 안되는~ ㅎㅎ

2010/07/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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